(사진: 이문세·소찬휘 가상듀엣 '사랑이 지나가면', Edit By ThinkTanker)
[나는 가수다 소찬휘와 이문세의 음색은 조화로울 수 있을까]
가수가 한 곡의 이미지에 구속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다.
소찬휘가 대표적이다. 소찬휘 하면 Tears, Tears하면 소찬휘다. 이 한 곡을 완벽하게 부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가 뛰어난 가수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국내에 몇 명 없는 날카로운 고음을 자랑하는 대표 여성보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가수다’ 등 경연에서 소찬휘가 부르는 그 어떤 곡에서도 나는 Tears가 들렸다. 곡의 멜로디가 들린다기보다는 그녀에게 입혀진 Tears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다른 노래에서 음을 연결하는 부분이나 고음 부분에서 Tears가 만드는 분위기가 자꾸 생각났다. 다양한 노래를 표현해야 하는 가수로서는 마이너스적인 요소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달랐다. 시간이 만들어온 역량과 내공이 이곡에서 분출됐다고 할까. 21일 방송된 <나는가수다3>에서 소찬휘는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소찬휘의 사랑이 지나가면’으로 만들었다. 원곡의 감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특유의 가창력을 제대로 묻어냈다. 경연 순위는 중위권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할때는 더 높게 받아도 될 정도의 좋은 무대였다.
명곡이 가진 힘도 한몫했다. 한국 대중음악에 ‘팝 발라드’라는 장르를 개척한 단순한 작곡가를 뛰어넘은 위대한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터였던 이영훈의 곡을 골랐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인 선곡이었다. 이영훈은 ‘사랑이 지나가면’을 1987년인 27세에 작곡했다.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두근거리는 마음은 아파도 이젠 그대를 몰라요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합니다
목이 메어와 눈물이 흘러도 사랑이 지나가면
어떤 감성을 소유하면 이런 가사를 만들고, 또 어떻게 가슴을 움직이는 이런 선율을 오선지에 그릴 수 있을까. 이제는 거의 30년 전 노래가 됐지만 여전히 이 음악이 숨 쉬는 이유는 이.영.훈. 이라는 이름 하나 때문이다.
이번 이문세·소찬휘의 ‘사랑이 지나가면’ 가상듀엣은 이런 거장의 곡을 건드린다는 면에서 조심스럽고, 조악한 창조물을 탄생시킨다는 부분에서 다소 죄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쓸데없는 편집의 기교보다는 최대한 원곡의 감성을 살리는 면에 초점을 두고 만들었다. 완성곡을 듣고 조금 놀랐다. 이문세의 중저음과 소찬휘의 높은 음이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음색의 조화가 잘 맞는다.
By ThinkTa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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