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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 창조적 글쓰기

MLB 더쇼15, 명승부의 조건...이것이 야구다

 

(사진: <창조의 재료탱크> ThinkTanker)

 

[4번 타자가 스퀴즈 번트를 대는 야구 게임의 디테일]

[TV 중계 프로그램을 차용한 하이라이트 영상]

   

PS4 MLB 더쇼(The Show)는 야구 게임의 완결판이다.

 

더쇼를 통해 그동안 발전을 거듭해온 야구 게임의 기술적 역사가 이 하나에 총체적으로 모여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야구를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규칙도 다양하고, 참여하는 등장 선수도 많다. 무수한 변수 또한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기존의 야구게임들은 야구의 일부분을 강조하거나 살짝 겉모습을 따라하는데 그쳤다. 투수와 타자의 대결은 단순했고 승부의 패턴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더쇼는 다르다. 어떤 일이 그라운드에서 벌어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 실제 야구와 너무나 흡사한 스토리 라인을 게임 안에 탑재했다. 그래서 많은 더쇼의 팬들이 이 게임을 마약과 같은 게임이라고 이야기 한다.

 

위기를 넘기면 기회가 오고,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다시 위기가 온다. 초반에 크게 실점해도 원사이드한 게임이 안 되게끔 아슬아슬한 구성을 대부분 경기에서 놓치지 않는다.

 

설사 최종 스코어가 대패여도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추격할 수 있는 흐름과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대로 5회 이전에 크게 리드해도 경기 후반 어이없는 역전패를 하거나 역전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구체적인 게임 양상은 더욱 디테일하다. CPU 4번 타자 프린스 필더(31·텍사스 레인저스·)9회말 1사 만루에서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댄다. 좌투수에 매우 약한 컨택트 오버롤이 40밖에 안 되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좌투수에게 홈런을 뽑아내기도 한다.

 

모든 요소를 종합하면 명승부가 속출하게끔 게임 안에 여러 장치를 만들어 놓았음을 실감하게 된다. 아래에 영상으로 올린 경기가 대표적이다.

 

내가 플레이했던 뉴욕 양키스의 마사히로 다나카는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정상급 투수다. 하지만 CPU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맞아 고전했다. 무려 홈런을 4방이나 얻어맞았다. 조기 강판 당했고 이런 경기는 대부분 이기기 힘들다. 경기 내내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분명히 역전의 기회가 오는 것이 야구이며, 더쇼의 스토리 라인이다.

 

명승부가 나왔다. 4회초 1사 만루의 위기를 넘어서자 득점의 기회가 왔다. 그런데 추격을 했는데 다시 실점을 했다. 맥이 조금 빠져갔다. 쓸 수 있는 아웃카운트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야구란 아주 조그마한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승부의 큰 물길이 변하기도 한다.

 

뉴욕 메츠 시절부터 좋아했던 카를로스 벨트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벨트란은 야구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줬다. 너무나 극적인 장면에 게임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명승부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넘어서며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한다는 제1원칙이 필요하다. 더쇼는 이 원칙을 충실히 따랐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국내 스포츠 케이블 TV의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기법을 차용해봤다. 선수 라인업과 선발 투수를 비교하고 시작하며, 주요 장면을 다양한 카메라워크를 통해 편집했다.

 

 

특히 9회말 마지막 벨트란의 영상 장면은 그 어떤 스포츠 프로그램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법을 써봤다. 여러 가지 연출 메뉴가 있는 더쇼이기에 가능한 카메라 시점이었다. 경기 이후 선수를 클로즈업하여 여러 각도에서 영상을 결합하니 이런 장면이 나왔다. 그동안 만들었던 NBA Mix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게임 속 편집 음악은 MLB FOX 스포츠의 메이저리그 시그널 음악과 기타 야구 프로그램 오프닝 음악을 이용했다. 음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어떤 음악이 야구의 플레이에 입혀지느냐에 따라 야구는 역동성과 생동감에의 측면에서 그 모습을 달리 하기도 한다.

 

By ThinkTa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