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명승부 연출된 MLB 더쇼15]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난 이나오 카즈히사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다.
1984년 한국 프로야구에 한국시리즈 4승을 거둔 최동원이 있었다면 그 이전에 일본에는 이나오가 있었다. 그는 1958년 재팬시리즈에서 7경기 가운데 무려 6경기에 등판해 소속팀 니시데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나오는 팀이 3연패로 몰린 벼랑 끝에서 4차전부터 4경기에 연속 등판해 혼자 4승을 올리는 기적을 만들었다.
그때 나온 말이 “하나님, 부처님, 이나오님!”이다. 당시 이나오의 투혼에 감동한 야구팬이 울부짖으며 이 말을 했고, 야구의 역사는 그렇게 상징적으로 한 선수의 놀라운 활약을 기억하게 됐다.
“하나님, 부처님, 이나오님!”은 창의성의 관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어구다. 일단 간단하다. 단 10글자 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의미는 강력하다. 대표적인 종교의 양대 축 기독교와 불교의 상징인 하나님과 부처님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신의 영역은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하나님과 부처님은 인간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는 존재다. 그런데 그 하나님과 부처님의 힘을 받아 불가능의 끝에 최종적으로 자리하는 이름이 고유명사 이나오다. 그 순간 이나오는 하나님, 부처님과 동일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신들린 남자로 변신하게 된다. 이나오의 위치에 어떤 다른 고유명사로 바꿔 사용해도 여러 가지로 응용 가능한 표현이 될 수 있다.
싱크탱커 역시 최근에 이 말을 울부짖게 됐다. PS4 야구게임 MLB 더쇼15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 말이 떠올랐다. “하나님, 부처님, 핀리님!”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대 최고의 명승부(레전드 난이도, 디폴트 슬라이더)가 나왔다. 최근 5년간 더쇼를 경험하면서 이런 승부는 없었다. 어떤 야구경기의 시나리오도 이 경기의 시나리오를 차용하면 명승부가 될 것을 확신한다. 영화감독이 의도적으로 만든 야구 시네마 시나리오라도 명승부라는 수식어는 그대로 유효할 것을 역시 확신한다.
나는 패배의 맨 마지막까지 갔다. 최후의 이닝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볼카운트 0B 2S까지 몰렸다. 스트라이크 하나만 당하면 그대로 경기 끝이었다. 3구째 투수의 공은 스트라이크였고 가까스로 커트해내며 목숨을 연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때부터 하나님과 부처님이 나타났다. 공이 보이기 시작하며 안타가 나왔다. 점수 차를 좁혔고 경기를 극적으로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서도 홈런을 맞고 먼저 실점했다. 추격 흐름에 찬물을 여러 차례 맞았다. 하지만 그 순간 또 기적이 일어났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경기를 승리했다.
야구 선수들이 선수 경력 전체를 돌아볼 때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맹활약한 하나의 경기를 사람들은 ‘인생 경기’라고 부른다. 이 경기가 나에게는 더쇼 플레이의 ‘인생 경기’가 됐다. 다시는 이런 승부, 이런 멋진 역전승을 못할 것 같다.
자세한 승부의 내용은 영상으로 첨부했다. 더쇼 공략의 관점에서 내가 어떤 플레이에 성공했고 실패했는지를 타산지석으로 참고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MLB.com)
승리의 주인공이자, “하나님, 부처님, 핀리님!”의 핀리는 스티브 핀리였다. 그는 현역 시절 19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지만 한 차례도 3할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야구팬들에게 강타자로 남아있다. 빠른 발과 호쾌한 왼손 타격, 뛰어난 외야 수비력은 2001년 그의 소속팀 애니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거함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를 우승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영상의 마지막 장면, 핀리의 스윙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그 스윙은 네모버튼을 사용하는 파워스윙이 아니었다. 올려치는 컨택 스윙이었다.
비록 비디오 게임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이 게임 플레이를 통해 패배가 무엇인지, 또 승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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