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및 권리= 삼성 라이온즈 월페이퍼)
[월트 체임벌린, 매직 존슨, 그리고 임태훈]
“나는 선수 생활을 포함해 평생 2만 명의 여자와 동침 했다.”
이 유명했던 발언의 주인공은 60-70년대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월트 체임벌린이었다.
2백 명도, 2천 명도 아니고 무려 2만 명이다. 이것이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2만 명이면 1년에 200일을 10명의 여자와 10년 동안 동침해야 가능한 스탯이다. 그것도 한번 관계한 여자와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만 나올 수 있는 초인적인 숫자다.
체임벌린이 스스로 약간의 과장이 있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주목할 것은 당시의 상황이다.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밝혔던 체임벌린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여자들을 만났냐고? 그것은 어렵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처음 본 금발의 미녀들이 늘 침대에 옷을 다 벗고 누워있었다.”
이 말 역시 허풍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숫자와 상황에 과장이 섞여 있을 지라도 당시 스포츠 스타가 많은 여자들을 매우 쉽게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사실로 추측할 수 있다. 혈기 왕성한 남성 스포츠 스타가 숙소에 돌아왔는데 미녀가 옷을 벗고 누워있다? 고자가 아닌 이상 이것을 쉽게 마다할 남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언론에 알려진 60-70년대의 미국의 남성 스포츠 스타와 성 문화(비록 일부일지라도)가 이 정도였다는 것은 개방화가 더욱 이루어진 후대에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과연 그랬다. 매직 존슨이다.
(사진 출처= SI.com, NBA.com)
그는 80년대 LA 레이커스의 쇼타임을 이끌었던 NBA 역사상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다. 마이클 조던 이전에 매직 존슨이 있었다. 조던을 포함해 그는 모든 NBA 선수들의 존경을 받았다. 존슨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위해 NBA 스타들은 그를 MVP로 만들어주기 위한 노골적인 경기를 할 정도였다.
실력과 인성, 특유의 미소는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매직 존슨 이후 NBA는 수많은 포인트가드를 배출했지만 아직까지도 ‘매직’의 아우라를 뛰어 넘는 포인트가드는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나올 수 없다.
그랬던 존슨이 1991년 11월 7일, 하루아침에 은퇴를 선언했다. 모두에게 알려진 대로 에이즈 (AIDS)에 걸렸다는 쇼킹한 사실 때문이었다. 그의 은퇴 발표에 수많은 농구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고, 눈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그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때 그의 나이가 32세였다. 24년이 지난 현재 존슨이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당당히 서 있었다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코트를 떠났다는 것은 여전히 큰 아쉬움을 준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은 40살이 넘어서까지 코트에서 활약했다. 존슨 역시 충분히 4-5년은 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NBA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른다. 은퇴 시점은 1991년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의 세기의 맞대결이 이루어진 NBA 파이널이 끝난 지 불과 5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존슨은 왜 그렇게 함량 미달의 여자들을 만났을까. 그는 처음에 여자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배우 에디 머피 등과 어울리며 헐리우드의 밤 문화에 빠졌다. 그러다 만나서는 안 될 여자를 만났고 HIV 바이러스(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에 감염됐다. 선수 생활은 한 순간에 끝장났다.
남성 스포츠 스타에는 여자가 따르게 마련이다. 잘 생기면 더욱 꼬이게 되어있다. 여자 문제에 있어서 그때 자신을 어떻게 통제하고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느냐는 선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사진 출처 및 권리= 두산 베어스)
국내에도 여자 문제와 관련하여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 임태훈(전 두산 베어스)이다.
그는 공부하는 투수이자, 매우 학구적인 선수였다. 서울 고등학교 시절 임태훈은 야구도 잘했지만 당시 스카우트들로부터 “책을 언제나 손에서 놓지 않는 선수”라는 독특한 평가를 들었던 전도유망한 투수였다.
지난 2007년 두산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들어오자마자 임태훈은 64경기에서 7승 3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맹활약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신인답지 않게 과감한 인코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였고, 어린 나이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낙차 큰 슬로 커브로도 수 싸움을 할 수 있는 매우 보기 드문 루키였다. 당시 감독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임태훈을 승부처에서 자주 등판시킬 정도로 큰 믿음을 주었다.
그러나 2011년 비극으로 끝난 한 아나운서와의 복잡한 애정사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그는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12년 22경기를 끝으로 최근 3시즌간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때 임태훈의 공은 2007년의 공이 아니었다. 마운드에 서있는 것이 매우 힘들어보였다. 그는 타자와 싸우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선과 싸우고 있었다. 결국 그는 지난 6월 스스로 두산에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했다. 사실상 유니폼을 벗은 것이다.
그런데 지난 6일 일간스포츠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임태훈은 최근에도 전 여자친구와 ‘비난 글로 명예훼손’의 법정 공방을 벌였다고 했다. 여자 문제가 또 그를 어렵게 하고 있었다.
만약 2011년의 ‘그 일’이 임태훈에게 없었다면 그는 지금 어디에 서있을까. 싱크탱커는 개인적으로 그를 좋아했었다. 임태훈은 미래가 매우 밝은 젊은 투수였다. 그러나 계속된 여자와 관련된 문제는 그의 선수 생명을 너무나 안타깝게 조기에 정지시켰다.
(사진 출처 및 권리= 삼성 라이온즈 월페이퍼)
월트 체임벌린, 매직 존슨, 임태훈을 보면서 나는 갑자기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떠오른다.
그는 2007년의 임태훈 보다 더 뛰어난 활약으로 많은 팬들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일단 실력을 떠나 얼굴을 먼저 보자. 구자욱은 얼굴 자체가 사기 캐릭터다. 키도 무려 189cm이다. 인터넷에서 구자욱이 뭐가 잘생겼냐고 깎아내리는 일부의 댓글을 본 적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나를 포함한 남자들도 그가 뛰어난 마스크와 외모를 가졌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남자가 남자를 볼 때도 이런데 하물며 여자는 어떨까.
실력은 이미 검증이 됐다. 과거의 양준혁 버전이다, 이승엽이다 보다는 타석에서의 놀라운 집중력이 가장 돋보인다. 공 하나, 공 하나를 허투루 보지 않는 다는 것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신인들의 첫 시즌은 베테랑 투수들의 변화구에 당하기 쉽지만 구자욱은 변화구도 잘 친다. 아직까지 특별한 약점이 발견되지 않은 채 14일 현재 100경기에서 3할4푼5리, 121안타, 17도루, 9홈런으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는 루키 시즌 23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도 포함돼 있다.
이제 구자욱에게 필요한 것은 무얼까. 소속팀 삼성의 우승, 개인 성적, 신인왕 타이틀 등도 중요하지만 ‘여자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피 끓는 청춘기를 합숙 등으로 사실상 격리된 채 지내지만, 사실상 격리지, 확정적 격리는 아니다.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여자와 밤 문화는 접할 수 있다. 성공한 야구 선수들이 성공한 이유는 그것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농담으로 이미 지난 4월 구자욱에게 뼈있는 발언을 했다.
“구자욱은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 잘생긴 얼굴로 여자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다. 예전 구자욱에게 여자 유혹에 넘어가면 우리도 헤어져야 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했다. 본인도 잘 알아듣더라. 다행히 정신 상태는 잘 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구자욱이 술 담배는 전혀 하지 않을 정도로 야구에만 집중한다는 모습은 팬으로서 매우 다행스럽다. 하나 더 있는 ‘여자 문제’ 역시 최근에 한 연예인과 열애설이 나온 이후에 오히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는 점은 야구를 향한 승부근성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운전도 자기만 잘 한다고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다. 방어 운전이 필요하다. 구자욱은 많은 여성의 유혹을 받을 것이다. 그때 자신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고 스스로를 슬기롭게 통제하느냐가 자신의 야구 인생에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구자욱처럼 잘 생긴 야구 선수는 공만 잘 선구하면 안 된다. 여자를 보는 눈에도 선구안이 필요하다.
월트 체임벌린은 자신이 사망한 해인 1999년 죽기 직전 의미 있는 인터뷰를 남겼다. 2만 명의 여자와 동침했다는 남자였다. 수많은 여자를 경험한 남자는 과연 행복했을까. 그는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남자들은 나를 보고 부러워하겠지. 좋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후회한다. 나는 내 일생을 통해 수많은 시간 수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 보다, 수많은 시간 한 명의 여자와 만나는 것이 더 큰 행복을 주는 것을 깨닫게 됐다.” (espn.com 2007. 2.10)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다. 같은 팀에도 ‘라이언 킹’이라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는 프로에 입성하자마자 몇 년이 지나지 않고 스타가 됐다.
하지만 2001년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신이 선택한 한 명의 여자와 결혼했고, 이후 그가 프로생활 동안 여자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스캔들이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는 국민타자로 불리며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했고 마흔 살에도 여전히 장외홈런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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