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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 창조적 글쓰기

MLB 더쇼15 명승부<6>,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

 

 

[MLB 캔자스시티 로얄스 도박의 9’]

 

MLB 더쇼15에서 가장 곤란한 순간은 이 경기를 계속 해야 되는지 망설여질 때다.

 

더쇼의 한 경기 게임 플레이 시간은 퀵카운트 옵션 없이 9회까지 보통 1시간이 넘는다.

 

그런데 레전드 난이도(디폴트 슬라이더)의 경우, 초반에 컴퓨터가 빅이닝으로 점수 차를 벌려 유저가 갖는 승부의 의지를 없애 버리는 경기가 나온다. 따라갈 만하면 다시 후반에 추가 득점을 해 맥을 빠지게 한다. 1시간 동안 패배하는 경기를 알고 플레이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번에 플레이한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그랬다.

 

빅이닝까지는 아니었지만 컴퓨터 필라델피아는 초반부터 나의 팀 캔자스시티를 압도했다. 선발투수 콜 하멜스를 공략하기 힘들었고 결국 6회까지 0-4로 끌려갔다. 패배가 뻔해보였다.

 

그런데 무엇에 홀렸는지 갑자기 하멜스의 공이 잘 보이기 시작했다. 7회말 알렉스 리오스는 변화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쳐 2점 홈런을 쳤다. 완봉패는 면했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컴퓨터 필라델피아는 8회초 추가득점을 해 다시 스코어는 2-5가 됐다.

 

8회말 1점을 뽑아 3-5로 따라붙은 상태에서 운명의 9회말이 왔다. 선두타자가 아웃돼 이제 2번의 기회밖에 없었다. 상대 투수는 베테랑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 이건 그냥 졌다고 봤다.

 

리오스가 중전안타로 다시 한 번 포문을 열어줬다. 그때부터 빠른 발을 활용하기로 했다. 도루의 도박에 운을 맡겼다. 주자를 한 베이스씩 더 보내는 것은 야구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볼카운트 싸움과 노려 치는 공 등 경기 운영의 전체 틀이 바뀐다.

 

발 빠른 대주자로 도루를 시도했고, 한 이닝에 4개의 도루를 포함해 3루 도루 2번을 성공시켰다. 후속타자들도 안타를 추가했고 행운 또한 따라줬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는 영상과 같이 무리한 꼼수로 찬물을 맞았다.

 

MLB 더쇼의 놀라운 점은 그 이후의 시나리오다. 어떻게 이런 게임 플롯을 집어넣었을까.

 

가장 코믹하고 미약한 안타,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가장 찬란한 안타가 나왔다.

 

이 극적인 장면의 편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러 음악이 삽입됐고 앵글이 추가됐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영상의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생략하겠다.

 

 

경기 후반 연속 안타는 디렉셔널 타격에서 방향을 많이 이용했다. 바깥쪽 공을 예측해 밀어치고 낮은 공은 퍼올렸다. 노멀 스윙보다는 컨택 스윙을 주로 했다. 컨택 스윙은 제대로 맞으면 코스가 좋을 때 의외의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파워 스윙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세한 디렉셔널 타격에 대해서는 추후 공략법을 게시할 예정이다.

 

캔자스시티는 만약 당신이 타격이 부진하다고 생각할 때 추천하는 팀 가운데 하나다. 팀 전체의 컨택 능력이 좋아 안타가 다른 팀에 비해 자주 나오는 편이다.

 

리오스, 알시데스 에스코바르는 발이 매우 빠르며 스윙이 간결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에릭 호스머, 오마르 인판테, 마이크 무스타카스, 켄드리스 모랄레스도 정확성이 돋보인다. 공교롭게도 이 멤버들은 이번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투표에서 온라인 몰표 부정투표를 받은 인원들이다. 더쇼에서는 승리를 챙겨주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게임 안에서도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매우 상투적이지만 평범한 금칙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요기 베라의 이 명언은 어떤 의미에선 말장난, 언어유희에 지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언어에 통용된다. 밥 먹을 때까지는 밥 먹은 것이 아니다. 사랑하기 전까지는 사랑한 것이 아니다. 여기저기 가져다 붙일 수 있는 로봇 팔다리와 유사하게 다 적용된다.

 

그럼에도 이 쉬운 명언이 살아남은 이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일들이 실제로 빈번하게 어디서나 일어나, 삶의 모든 순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의 의미를 남겼기 때문이다.

 

게임도, 야구도, 인생도 똑같다. 포기하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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