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및 권리= <창조의 재료탱크>, ThinkTanker)
[MLB 더쇼15의 홈런 연출이 뛰어난 이유]
[매트 베스거션의 목소리와 더쇼의 홈런]
MLB 더쇼 시리즈가 오래전부터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었던 부분은 조용한 목소리다.
도무지 밋밋하기 짝이 없다. 아나운서 매트 베스거션(Matt Vasgersian)이 가장 큰 이유다.
사실 그의 목소리는 너무 훌륭하다. 음성 자체에 품격이 녹아있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고급스럽게 만든다. 스포츠 게임 더쇼에 멋진 집중감을 부여하는 것은 그가 가진 목소리의 힘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베스거션은 하루 이틀 야구 중계한 사람이 아니다. 1991년 마이너리그 중계부터 시작해 올해로 24년째의 베테랑이다. 현재는 FOX SPORTS와 MLB NETWORK를 진행하고 있으며 NBC Sports의 올림픽 게임을 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뛰어난 목소리에 조금의 망가짐과 흥분이 있었다면 더욱 인간적이라 좋았을 것이다. 특히 홈런이 나오는 순간이 그렇다. 더쇼를 과거작부터 경험한 사람들을 알 것이다. 마치 종교의식을 진행하는 것처럼 고요하고 조용하다. 음성이 약간 높아지며 아주 살짝 흥분하기는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만루 홈런이 터졌을 때 “그랜드 살라미!”라며 잠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였다.
(사진 출처= sportsbybrooks.com)
불만족의 이유는 샤우팅이 없기 때문이다. 이점에서는 국내 프로야구 아나운서들이 매우 잘한다. 홈런이 터지는 순간 크게 흥분한 목소리가 뒷받침 되면 홈런의 극적 효과가 더욱 커진다. “어디까지 갑니까!” 내지는 “담장 밖에서 뵙겠습니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MLB 더쇼15에서 드디어 모범생 목소리의 주인공 베스거션이 일탈했다. 처음 겪는 기현상이었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라이언 브라운(밀워키 브루어스)이 극적인 홈런을 치자 그는 “Get up!, Get up! Get Outta Here! Gone!”하며 몹시 흥분했다. 우리말로 바꾸자면 “뒤로! 뒤로! 넘어갔습니다!”정도가 될 것이다.
MLB 더쇼15의 발전된 지능을 느낄 수 있었다. 베스거션의 멘트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홈구장 밀러파크 우측 외야 상단에 쓰인 “Get up!, Get up! Get Outta Here!”를 그대로 읽은 것이다. 동시에 홈런 포물선을 화면으로 표현하며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이후 베스거션의 흥분된 멘트를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다. 밀워키 홈구장에서만 최적화된 인공지능이 이런 홈런 멘트의 흥분을 불렀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너무 특이한 목소리라 그대로 영상을 저장했다.
베스거션의 조용한 멘트가 아쉽지만 그래도 더쇼의 홈런 연출은 전반적으로 매우 뛰어나다.
홈런을 칠 때 갑자기 화면이 크게 확대되면서 홈런 포물선이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순간을 약간 느리게 보여주는 장면은 대표적인 홈런의 미학이다.
이 장면은 희소성이 있다. 아무 때나 화면이 크게 확대되는 것이 아니다. 뭔가 게임의 흐름상 극적인 순간일 때 터진 홈런일 때만 확대 화면이 나온다. 이런 연출은 게임 유저에게 홈런의 손맛과 희열을 더욱 강화시켜 더쇼의 몰입감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더한다.
하나의 특이점은 MLB 더쇼의 공격 시점을 다이내믹으로 하면 확대 홈런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이, 미디엄, 브로드캐스트 시점에서만 가능하다. 원래 다이내믹 시점이 확대 홈런 장면과 유사한 이유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미세한 차이가 있다. 다이내믹 시점에서 터진 홈런 포물선은 화면이 공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확대형 홈런 장면은 영상이 공의 포물선을 따라가지 않고 하나의 고정된 화면 속에서 보여준다. 그래서 더 찰나의 홈런을 더 강하게 환기시킨다.
이점에서 약간 딜레마가 있다. 공격 시점을 다이내믹으로 하면 타자의 시점으로 경기장 안의 공을 추적하며 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확대형 홈런 장면은 경험할 수 없다. 극적인 홈런이라는 희소성도 느끼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번 영상은 화면이 갑자기 커지는 이런 확대형 홈런만으로 베스트 홈런 Top 10을 꾸몄다. (레전드 난이도, 디폴트 슬라이더) 총 19개의 홈런을 담았다.
호세 바티스타, 에드윈 엔카나시온(이상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같은 거포들의 홈런도 있지만 호세 이글레시아스, 알렉스 아빌라(이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처럼 홈런 타자가 아닌 선수들이 친 의외의 홈런도 포함돼 있다.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를 마운드에 그대로 주저앉힌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양키스)의 홈런도 수록했다.
영광의 1위는 아나운서 베스거션의 보기 드문 홈런 샤우팅을 이끌었던 라이언 브라운의 홈런으로 골랐다. 현재까지 나온 홈런 가운데 단연 멋진 화면 확대형 홈런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걸치는 변화구 완벽하게 밀어서 친 홈런이라 더욱 기쁨이 큰 홈런이 됐다.
“Get up!, Get up! Get Outta Here!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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