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사진 출처 및 권리= pixabay.com)
[남의 글은 나의 글이 아니다. 그땐 나도 내가 아니다]
누구나 이런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어느 장소에 갔는데 의도치 않게 나와 똑같은 색깔의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과 대면하는 경우다. 이것이야말로 지상 최고의 0순위 민망함이다. 그때 그 공간은 어서 빨리 탈출하고 싶은 어색함, 불편함의 흑색지대가 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죄는 없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 순간은 싫다. 나라는 존재가 누군가의 동일한 존재로 나만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기 때문이다.
독창성과 오리지널리티는 인간 본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와 똑같은 복제 인간이 내 주변에 있다? SF 영화가 아닌 이상 현실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인 차이는 글의 복제는 옷의 착용이라는 우연이 아니라 대부분 의도를 가진 정신의 문제라는 점이다. 누군가 죄인이 있다는 것도 큰 차이다. 현대에 와서 글의 복제는 표절이라는 용어로, 또 저작권 침해라는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올해도 자주 접하는 현상이다. 불과 하루 전 표절 문제는 송유근이라는 천재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망가뜨렸다. 그 이전에는 신경숙이라는 시대의 글쟁이를 표절 작가로 낙인찍었다. 이토록 표절과 복제는 인간의 존재에 타격을 가하는 무서운 것이다.
싱크탱커 역시 최근에 유사한 일을 겪었다. 언제부터인가 <창조의 재료탱크>에 실린 글을 허락 없이 그대로 퍼가거나 복제하는 현상을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인터넷 시대다. 로그 분석 툴도 다양화 된 시대다. 내가 쓴 글의 제목과 특징적인 문장을 검색하면 요즘에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일시적으로 모를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발견 되게 마련이다. 신경숙이 쓴 10년, 20년 전 글까지 다시 찾아서 대조되는 세상이다.
원래 싱크탱커는 나의 글을 웹에 재검색하는 짓은 잘 하지 않는다. 나의 졸필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재검색을 할까. 하지만 가끔씩은 검색을 해본다.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복제인간이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민망한 상황이 너무 싫어서가 근본적인 이유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 전 내가 쓴 글을 그대로 복사해간 그 분의 블로그에 나의 뜻을 정확히 알렸다. 그 분은 다행스럽게도 젠틀맨이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식 자체가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았다.
순수하게 나의 글을 너무 좋게 봐주셔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여러 사람들에게 내 글을 알리고자 가져가셨다. 출처도 정확하게 밝히셨다. 그러나 이런 퍼가기 행위 자체를 좋게 볼 수는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분도 금방 문제를 알아차리시고 나의 글을 해당 블로그에서 삭제하고 사과하셨다.
하지만 이런 신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작자(이 사람에게는 이 호칭이 적합하다)는 아예 내 글을 완전히 Cont+C, Cont+V를 했다. 출처를 밝히지도 않은 채 버젓이 자기 글 인양 행세를 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작자가 네이버라는 거대 포털에서 파워블로거로 행동하며 하루에도 수 천 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최고의 넌센스는 내가 직접 만든 이미지에 싱크탱커의 워터마크까지 붙어있는 사진까지도 그대로 가져간 것이다. 어이가 없어 곧바로 항의 글을 남겼음에도 조치가 없었다.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2, 3번 요구하니 나중에야 슬그머니 나의 글을 삭제했다.
이게 도대체 뭔가. 이 무슨 추접스런 상황인가.
남의 글을 그렇게 자신의 글처럼 외부적으로 속이면서까지 행세하면 속이 편할까.
<창조의 재료탱크>는 지난해 겨울 ‘나의 창조적인 삶을 위하여’라는 목적으로 개설됐다. ‘창조’가 그다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수차례 이야기 했다. 하다못해 내가 만드는 게임 영상의 공략조차 뭔가 새로운 방식이 있다면 나는 창조적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이다.
그만큼 창조는 우리의 일상 안에 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자신의 소소한 일상에서 창의적 사고와 업적을 만들어왔다. 이런 경험과 유사한 앞으로의 미래는 누구나에게 범용적이 될 수 있다. 나의 개인적 생각을 개인 블로그에 표현하고 혹시나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 함께 생각을 이야기하고 공유해 주신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이미 싱크탱커는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은 분들의 공감과 격려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꼭 소수의 복제인간들은 나의 생각을 절도해 개인의 독창성을 침해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티스토리와 다음을 비롯해 네이버도 마찬가지겠지만, 21세기 IT 스마트시대에 개인 블로그의 글은 복제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데스크톱에서 불법 퍼가기를 막는 방법은 스마트폰에서 가볍게 해당 글을 전체 선택 이후 복사하면 너무나 허무하게 뚫린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남의 글을 복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불법 복제 방지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스마트 전문가는 앞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물론 완벽한 창조란 없다는 것은 싱크탱커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인용한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자신의 명시 <승무(僧舞)>의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라는 단 두 줄의 명문장을 탄생시키기 위해 무려 7개월을 고민했다. 완벽한 창작은 이토록 고통스럽다.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흔하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There is no new thing under the sun)”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의 역사는 깊다. 구약 성경 ‘에클레시아스테스’에서 솔로몬이 처음 썼다. 셰익스피어가 이후 “타인을 차용하지 않는 크리에이터들은 없다(Neither a borrower nor a lender be)”고 받았다.
이점에서 <창조의 재료탱크>에서 내가 쓴 글들이 100% 나만의 순수한 생각만으로 저술됐다고 보는 것은 나부터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건 착각이면서 동시에 오만이다. 사회의 각종 현상, 과거에 읽고 접했던 여러 책과 각종 미디어물 등은 내가 창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에 영향을 준 것들도 결국은 누군가로부터 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순도 100%의 창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만의 창의성을 담는 재료의 그릇만큼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고 각자가 가진 창조의 세계에는 독창적인 맥락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침해하면 그때 저작권을 침탈하는 절도자가 되는 것이다.
싱크탱커 역시 그래서 글을 쓸 때는 주장은 강할지언정 방식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혹시나 나의 글을 주의 깊게 관찰하신 분이 계시다면, 나의 모든 포스팅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내가 만든 자료나 사진 아닌 경우에는 출처와 권리 표시를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진에는 거의 <사진 출처 및 권리=ㅇㅇㅇ> 등으로 표시를 한다.
원래 각 방송사의 방송 화면 캡쳐 사진 등은 원칙적으로 따지면 모두 방송사의 허락이 없는 이상 저작권 침해행위이다. 방송사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수백만 블로거들이 다 쓰다 보니 거대한 무슨 이익을 얻은 행위가 아닌 이상 워낙 일상이라 눈감아 주고 있는 것뿐이다. 이런 블로거들만 노리는 전문적인 소송 협박꾼들도 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래도 출처와 권리 표시만큼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보자.
어제 내가 쓴 포스팅에는
이때 일어난 중요한 혁신 가운데 하나가 시각 근육의 운동을 전담하는 후두정엽 영역과 안쪽 측두 부위의 진화였다. 개선된 정면 시력이 눈과 손의 협조를 향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경계의 발달을 동반한 것이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내가 쓴 글이다. 그러나 싱크탱커는 신경과학자가 아니다. 말 자체도 다소 어렵다. 후두정엽이 무슨 말인가. 하지만 글의 흐름상 필요한 내용이라 외국 논문에 나오는 내용을 차용했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논문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이는 글의 신뢰에도 관계된 문제다.
(Cartmill, Matt, 1972 Arboreal Adaptations and the Origin of the Order Primates. In The Functional and Evolutionary Biology of Primates)
거듭 말씀드리지만, 나의 글과 포스팅에 대해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는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고하기 위해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출처를 밝혀 글의 주소를 복사하거나 링크하는 것은 또 한 번 고마운 일이다. 이미 링크를 자유롭게 하도록 싱크탱커의 포스팅 최하단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에버노트, 구글+ 등 각종 SNS 링크 버튼이 추가돼 있다. 이런 행위는 전혀 나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글 원문 자체를 허락 없이 긁어가거나 복사해가는 행위는 금지한다. 내가 금지한다고 금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분들에게는 자신의 존재 자체와 가치를 한 번쯤 생각해보라고 권해드린다. 스스로의 인생과 자랑스러운 라이프는 없는 것인가.
한 두 번은 참을 것이다. 내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복 시에는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법의 문제를 들고 나올지 모른다.
반대로 혹시나 <창조의 재료탱크>에서 자신이 독창적으로 만든 저작물을 내가 허락 없이 쓰고 있다는 것이 발견될 시에는 주저 말고 내게 항의를 하라. 즉시 삭제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제작한 유튜브 영상에서 유튜브 측에서 제3자 콘텐츠 일치를 지적해 삭제한 2개의 영상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블로그 포스팅에서 이런 경우는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싱크탱커는 <창조의 재료탱크>라는 이름 앞에 독창성이 없는 생각이나 포스팅은 내가 거의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스로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며 이번 글을 마무리 하겠다.
“제발 웹상에서 같은 옷을 입고 마주치는 참을 수 없는 민망함을 서로 겪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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