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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 창조적 글쓰기

아직은 '과대평가'된 정승환...음이탈과 그날들의 호흡

 

(사진 : SBS)

 

정승환 음색의 강점은 감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감정에는 그의 어린 나이에 비하여라는 특이점이 담겨있다. 만약 30대 초반의 가수가, 아니 범위를 더 어리게 축소해 20대 중반의 어떤 가수가 정승환의 감정, 음색을 복사해 정승환과 똑같이 불렀다면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정승환은 고등학교를 이제 졸업하는 만19세의 청소년이다. 19세 남자는 아직 여드름이 피어나고 순간적인 욕구에 정신을 맡길 수 있는 질풍노도 시기의 언저리에 있는 나이다.

 

그런데 이 어린 남자가 청소년기의 거친 바람과 성난 파도를 잠재우고 감정을 잘 표현한다. 감정을 잘 가창한다는 것은 인생의 특정한 포인트를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싱크탱커가 바라보는 정승환은 이 능력이 남다르다.

 

그래서 정승환이 지난달 1일 방송된 K팝스타 3사의 기습 배틀 평가전에서 “6살 때 했던 고민이 아직도 생각난다라는 발언은 의미가 있다. 당시 방송에서 사람들은 모두 웃었지만 나는 굉장히 특별하게 봤고 어린 시절부터 감성을 다듬어온 그날들이 모여 정승환이 가진 노래의 경쟁력이 됐다고 생각했다.

 

정승환이 유명세를 탄 것은 지난해 127일 방송에서 부른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가 기폭제였다. 정말 잘 불렀다. 감정이 노래에 제대로 실리면 정승환 노래가 얼마나 좋게 들리는지를 보여줬다. 심사위원들의 극찬과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질만 했다.

 

그런데 부담을 느꼈을까. 아니면 좋은 반응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조바심일까. 이 지점 이후부터 정승환 노래에 뭔가 균열과 이상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이 정승환을 평가할 때마다 자주 하는 정승환은 감정만 실리면 끝난다는 발언은 굉장히 위험하게 들렸다.

 

정승환은 아직 아마추어 가수다. 그리고 노래 잘한다는 말을 듣는 프로가수치고 감정을 제대로 실어서 노래안하는 가수는 없다. 그런데 정승환이 감정만 실으면 끝난다? 이건 완성된 프로 베테랑 가수들에게 하는 평가와 다름없었다. 현재의 정승환이 과연 이정도의 참가자일까.

 

고개가 갸우뚱해졌는데 이후 부른 정승환의 노래들이 그렇게 좋게 들리지 않았다. 머리는 좋게 들으라고 이야기하는데 귀는 그렇게 안 들렸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글로까지 연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꾸 보이고 들린다. 그래서 정승환이 상당부분 과대평가됐음을 느끼게 됐다.

 

(사진: 음이탈 이후 아쉬워하는 정승환, SBS)

 

가장 첫 번째로 들어오는 부분은 기본적인 가창력의 과대 포장이다. 벌써 속칭 삑사리라 불리는 음이탈이 두 번째다. 물론 컨디션과 목 관리에 따라 음이탈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가수에게 음이탈은 한 번만 나와도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깎을 수 있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정승환처럼 조용한 감성을 전달하는 가수에게 한 번의 음이탈은 노래로 이어온 감정을 노래 중간에 순간적으로 무너뜨리는 독소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정승환이 부른 8곡의 노래 가운데 2곡에서 나왔다는 것은 작은 문제로 감쌀 사안이 아니다. 무대를 준비하는 가수에게 목 관리나 자기 관리 측면에서도 잦은 음이탈은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첫 번째 음이탈은 지난 111일 참가자 김동우와 같이 준비한 무대에서 부른 엔의 아프고 아픈 이름이었다. 노래 가사 니가 고파서 이렇게이렇게를 높게 부르고 이어진 예에~” 하며 외치는 부분에서 무슨 오래된 기계 부속품의 고장난 파열음이 튀어나왔다. 노래가 끝나고 정승환은 겸연쩍은 듯 상당히 눈치를 보며 심사위원들을 바라봤다. 이 무대는 칭찬이 쏟아진 사랑에 빠지고 싶다직후에 나온 무대였다.

 

여기까지는 그렇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8Top10 결정전 방송에서 부른 이소라의 제발에서 정승환은 또 음이탈을 했다. 이소라의 제발은 나도 매우 기대가 컸다. 어려운 노래라 정승환이 이 노래를 잘 부른다면 내가 가진 생각을 접으려고 했다.

 

시작부터 목소리가 매우 잘 들렸다. 그런데 불안하게 진행됐다. 음색은 여전히 좋았지만 그 좋은 음색에 제발의 멜로디가 실리자 귀가 불편해졌다. 결국 절정부 가사 헤어지면 가슴 아플 거라 생각해에서 음이 유리창처럼 깨져버리며 음이탈이 나왔다. ‘제발의 감성이 싹 날아가 버렸다. 정승환은 이 노래를 소화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정승환은 손바닥으로 마이크를 때리며 불안해보였다.

 

(사진: SBS)

 

심사위원들도 양현석은 많이 못한 무대”, 유희열은 아쉬운 자리들이 보일 때도 있다. 목에서도 약간 부담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만한 심사평은 박진영에게서 나왔다. “음정이 불안하니까 감정이입이 안된다. ‘제발처럼 멜로디 사이의 빈공간이 많은 노래일수록 노래가 잘 들리고 냉철하게 듣게 된다. 아무리 감정을 잘 잡아도 자신이 부르는 노래가 불안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부터는 감정이 다 날아간 것이다.” 박진영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대로 전문가적 시각으로 표현했다.

 

박진영이 말한 음정이 불안하다는 표현은 음의 고저나 속도가 불안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K팝스타에 참가할 정도의 역량이 있는 참가자라면 음치가 아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보면 누구나 느낀다. 자신이 낼 수 없는 음역대를 넘어갈 때면 아마추어 노래방 가수들의 유형은 두 가지다. 그냥 음이탈이 나오도록 대놓고 소리치거나, 음이탈이 나오지 않게 조심스럽게 가성이나 낮은 음정으로 슬쩍 묻어가는 것이다. 이때 음정이 불안하게 들린다. 결론은 음이탈을 일으킨 가수의 불안한 음정은 불안한 가창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비인후과 의사 등 음성의학 전문가들은 음이탈의 원인으로 호흡 문제를 지적한다. 노래에서 잘못된 호흡법이나 과한 사용은 공명감을 떨어뜨려 절정부에서 호흡이 짧아지면서 긴 음을 내지 못하게 한다. 음이 불안정해진다.

 

정승환 노래의 호흡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느껴진 것은 1일 방송된 김광석의 그날들에서 들렸다. 심사위원들은 이 노래를 모두 칭찬하고 사람들 반응도 좋지만 내게는 역시 그렇게 훌륭한 무대로 다가오지 않았다.

 

호흡의 문제는 아래의 영상에 소개된 것처럼 노래 가사의 절정부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여"에 있다. ‘그날들은 이 절정부 바로 앞부분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이 끝나고 일단 반드시 한 번 숨을 쉬어야 한다. 절정부의 시작 부분 호흡의 출발점이 누구에게나 공통적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절정부에서 호흡의 폐활량과 길이가 있는 가수라면 김광석처럼 잊혀지면 좋겠어~()”하고 어~를 길게 끌고 바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부분까지 노래를 하고 나서 숨을 쉰다. 김광석의 라이브곡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승환은 잊혀지면 좋겠어~()”하고 다시가 끝나고 가쁜 호흡을 내쉬었다. 숨소리가 브라운관을 타고 크게 들릴 정도였다. 2절에서도 똑같이 호흡이 다시에서 끝나고 잘려버렸다. “돌아올 수 없는부분까지 길게 호흡이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영상 속 노래를 들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정승환이 존경한다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싱어송라이터 김광석과 아마추어 정승환을 견주어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김광석처럼 똑같이 부르라는 것이 아니다. 정승환처럼 호흡했다고 이 노래를 잘못 불렀다는 의미도 아니다. 문제는 숨을 폐에 가두는 폐활량이다. 호흡량이 딸리다보니 음이 길게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다. 19세의 청소년이라는 몸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목소리는 폐, 후두의 성대, 목안의 공간인 인두강, 구강과 혀, 입술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정승환의 목소리에서 이 에너지가 아직은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정승환의 음정 불안과 음이탈은 여기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정승환은 방송에 출연해 그날들까지 총 8곡을 불렀다. 그런데 진짜로 잘 부른 노래는

사랑에 빠지고 싶다이후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음이탈 이후 그는 에코브릿지의 첫째 날’, 김광석의 그날들등 절정부가 짧게 끝나거나 낮은 음역대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비교적 안전한 노래들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정승환이 더 높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칭찬과 호평 이후 프레셔를 이길 수 있는 마음과 내구력이다. 파격과 변화도 필요하다. 8곡의 분위기가 모두 거의 똑같다. 가수가 다양성을 갖추지 못하면 하나의 이미지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특히나 K팝스타 오디션 같은 무대가 갖는 감정의 감정선은 유효기간이 있다. 늘 같은 무대의 분위기로는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없음을 그동안의 K팝스타에서 여러 차례 봤다.

 

정승환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싱크탱커는 냉정하게 정승환의 현주소는 제발무대가 끝나고 스스로 진짜가 아닌 것 같다고 자책한 것처럼 아직은진짜가 아니다. ‘아직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그만큼 정승환의 발전 가능성이 참가자 가운데 가장 위력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정승환을 아낀다면 미디어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정승환은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자신이 연습하는 시간보다 노래를 고르는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진심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곡인지, 노래에 빠져서 부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답은 아니다. 오디션 참가자이자 아마추어 가수라면 아직은 선곡보다 연습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연습이 충분하면 선곡이 불필요할 정도로 어떤 곡이든 자신있게 부를 수 있다.

 

정승환은 특별한 감성의 소유자답게 방송에서 노래로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명언도 남겼다. 그렇다. 적극 동감한다. 그런데 사실은...

 

노래로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By ThinkTanker